한두 잔으로 얼굴이 붉어지는 남성, 협심증·심근경색 위험 1.34배 높아

"한두 잔으로 얼굴이 붉어지는 남성, 협심증·심근경색 위험 1.34배 높아"

이미지 출처: unsplash 

 

 국내에서 실시된 연구에 따르면, 술을 한두 잔 마셔도 얼굴이 쉽게 붉어지는 체질을 갖춘 남성은 음주 여부와 상관없이 협심증과 심근경색 발생 위험이 높다는 사실이 확인되었다. 이 연구는 한양대 응급의학교실의 강보승·신선희 교수 연구팀이 2019∼2021년에 걸친 질병관리청 국민건강영양조사팀의 2만2500명의 성인 표본 데이터를 분석하여 이뤄졌다.

 에탄올, 술의 주성분 중 하나,은 체내에서 아세트알데하이드로 분해되는 과정에서 얼굴 붉음과 관련된 물질로 변환된다. 이 과정에서 아세트알데하이드의 증가로 인해 얼굴 홍조, 가려움, 심장 박동 빨라짐, 두통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이러한 현상은 미국, 유럽, 아프리카보다 한국, 중국, 일본에서 빈번히 나타나며, 특히 한국인과 일본인은 유전적으로 알코올을 대사하는 데 필요한 효소의 기능이 떨어져 소량의 음주만으로도 독성물질이 빠르게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

 35세 이상 남성 6,000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얼굴이 쉽게 붉어지는 체질의 사람들이 음주 여부와 상관없이 협심증과 심근경색 발생 위험이 1.34배 높다는 결과가 도출되었다.

강보승 교수는 "연령, 흡연, 비만, 당뇨병, 고지혈증 등의 다른 위험 요인이 유사한 경우, 술을 마셔 얼굴이 붉어지는 체질을 갖춘 사람은 협심증과 심근경색 발생 위험이 1.34배 더 높다"고 설명했다.

또한, 얼굴이 붉어지는 체질인 사람이 담배를 피우면 심혈관질환이 발생할 위험이 2.6배 더 높다는 경고도 제시되었다. 이와 관련하여 일본의 구마모토 병원 연구팀도 유사한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강 교수는 "한국인들에게 아세트알데하이드 분해효소의 기능이 떨어지는 것이 심혈관 질환 위험을 증가시킨다는 사실이 여러 연구에서 확인되었다"며 "이러한 상황에서 술과 담배를 함께 섭취하는 것은 불에 기름을 붓는 것과 같다. 연말연시를 맞아 건강에 신경을 쓴다면 반드시 금주와 금연을 실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최근 개최된 대한응급의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 발표되었다.